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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행 450편. 한반도 평화특집  바람이 불어오는  


방송일시 : 2018년 6월 25() ~ 6월 29()

기 획 : 김현주

촬 영 : 박주용

구 성 : 강현숙

연 출 : 김지웅

( 박앤박 미디어) 


한국 전쟁 그 후 정전 65주년을 맞은 해 

우리는 거대한 역사의 물줄기 앞에 다시 섰다.

남북 두 정상의 만남을 시작으로 북미회담에 종전 논의까지,

한반도에 새롭게 불어온 평화의 바람.

그 숨 가쁜 여정을 누구보다 벅찬 가슴으로 바라본 이들이 있다.

한반도의 화약고라 불려온 북방한계선을 마주하고 살아온 이들,

민간인 통제구역에서 세상의 속도와는 조금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

그들에게 오늘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2018한반도에 불어온 평화의 바람을 좇아 길을 나선다    

  

1부. 최북단의 섬, 백령도

 

   

황해도 장산곶까지의 거리 13.5km,

안개가 걷힌 날이면 북녘의 땅이 눈앞에 선명히 펼쳐지는 곳.

최북단의 섬백령도는 전쟁의 공포를 안고 살아야 했던 고단한 섬이다.

때때로 포격 소리에 떨어야 했던 그 긴장의 바다에는

지금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38선 보다 조금 더 넘어갈 수 있다면...

뱃사람들은 그런 기대감 가지고 살아요.”

 

조업에 나선 어선에는 한반도기가 나부끼고,

섬 곳곳에는 외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늙은 신들의 마지막 작품이라 불리는 두무진의 비경,

평화의 상징이 된 천연기념물 점박이 물범과

제철을 맞은 까나리 잡이 어부들의 이야기까지.

한반도의 봄을 향한 특별한 여정이 시작된다.

 

이거 먹으니까 북한 생각이 더 나요.

내일이라도 갈 수 있다고 하면 당장 가지

 

심청각에 올라 북녘 땅을 바라보곤 하는 실향민 할머니들.

곧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건만,

어느덧 6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고향이 그리운 날이면,

할머니들은 모여 앉아 황해도 떡을 빚으며 애써 마음을 달래보곤 한다.

실향민 할머니들에게 지금평화의 바람은 어디까지 왔을까 

 

2하늬바다 사람

      

 

북녘의 바다를 마주하고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철조망이 열릴 때에만비로소 바다로 향할 수 있는 하늬바다.

이곳엔 거센 파도와 싸우며 돌미역을 캐는 여인들이 있다.

 

여자들은엄마는 강하잖아. 

나 백령도 물범이야.” 

 

커다란 낫에 의지해 몸의 균형을 잡으며

미역을 캐야만 하는 아찔한 작업.

척박한 환경에 여인들은 스스로 강해져야만 했다.

그렇게 한참동안 파도와 씨름하며 돌미역을 캐오면

남편들은 바닷가에서 아내를 기다린다.

하늬바다의 특성상차량이 해변으로 들어올 수 없기에

돌미역을 등에 지고 날라야만 하는데...

 

열두 살 때황해도에서 피난 왔죠. 

그때 영감이 안 왔으면 우린 못 만났죠.” 

 

한 평생그 고된 작업을 함께 해온 어느 노부부.

열두 살황해도 원산리에서 피난 온 윤하석 할아버지는

백령도 토박이 아내를 만나 백년가약을 맺었다.

할아버지에게 바다는 치열한 삶의 터전이면서도

사무치는 그리움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애환이 서린 섬 백령도,

그 바다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난다 

 

3금단의 바다, 그 문이 열리면

 

 

우리나라 동해의 최북단어로한계선과 북방한계선 사이에는  

저도라는 이름의 비밀스런 돌섬이 하나 있다.

천혜의 어장으로 손꼽히지만 아무나 출입할 수 없는 금단의 해역.

저도 어장에서는 허락받은 이들만이 어업을 할 수 있다.

산 너머저기 보이는 데가 북한이에요

 

아직 동도 트지 않은 새벽강원도 고성군의 대진항은

황금어장으로 향하기 위한 어민들의 출항 준비로 분주하다.

해경의 엄격한 출항 점호를 받은 후에야 북쪽을 향해가는 이들.

북방 한계선 1km지점까지 접근일명 꽃 문어라 불리는

문어들이 어부들의 손끝에서 속속 잡혀 올라온다.

      

우리는 전방으로 갑니다전방으로 

 

어부들이 문어와의 전쟁을 치를 때쯤,

바다 속으로 뛰어든 해녀들의 손길도 덩달아 바빠진다.

금세 싱싱한 해삼과 돌미역돌 틈에 몸을 숨기고 있던

문어들까지 해녀들의 망사리를 가득 채운다.

최전방의 어장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새로운 꿈으로 들썩이고 있는 그 바다로 떠나본다 

 

4시간이 멈춘 섬

  

 

시간이 멈춘 곳이라 불리는 섬이 있다 

인천시 강화군의 교동도민통선 안에 위치한 섬이라

일반인들의 출입부터 쉽지 않은 곳이지만,

4년 전 교동대교가 놓이면서 세상에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교동도에는 황해도의 연백시장을 닮은 특별한 골목이 있다.

황해도 출신의 이발사 할아버지가

여전히 가위를 잡고 있는 아주 오래된 이발관.

달걀노른자 동동 띄운 쌍화차를 만날 수 있는 다방과

실향민 어르신들의 노랫가락이 흐르는 사랑방.

마치 우리나라의 1970년대 풍경을 연상케 하는 정겨운 모습들.

이곳은 실향민 1세대들이 정착한 곳으로

그 시절의 모습들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다.

 

피난민들의 섬이라 불려온 교동도에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그들만의 삶이 있다.

      

엄마하고 헤어질 때 

3개월만 있으면 다시 평화가 온단다. 

그게 17살에 나와 가지고 벌써 85살이 됐수다 

 

그리운 고향 땅을 눈앞에 두고

그리움으로 한평생을 살아온 이들.

교동도의 사람들은 오늘도 묵묵히 시장의 하루를 연다.

그들이 결코 잊지 않고 기억하려 하는 것은 무엇일까 

 

5. 임진강은 흐른다

 

 

북한은 우리에게 얼마나 먼 땅이었을까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또 얼마나 가까운 땅이었을까.

남방한계선에서 남쪽으로 5~20에 있는 민간인 통제구역.

그 이름의 무게에 가려진 우리네 삶은 또 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다.

 

함경남도 마식령에서 발원해

개성과 파주 사이를 지나 한강으로 흘러드는 강.

임진강은 남과 북을 넘나들며분단의 아픔을 품고 흐르는 강줄기다.

현무암 협곡의 아름다운 주상절리가 펼쳐지고,

유유히 황포돛배가 떠가는 곳.

그 강변에는 철조망 너머민통선 어부들의 삶이 있다.

 

여기가 우리한테는 은행이야.

임진강 고기 잡아 자식들 다 키웠지

 

50년이 넘도록 임진강을 지키며

그 강의 품에 기대어 살아온 이들.

그들을 통해 만나는 분단의 강은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까

Posted by 아리아리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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