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9편, <바람의 계곡>
방송일시 : 2018년 06월 18일(월) ~ 06월 22일(금)
기 획 : 김민
촬영, 연출 : 이정우
글, 구성 : 정선영
(㈜ 프로덕션 미디어길)
봄과 여름 사이 가장 먼저 달라지는 것은 바람이다
바람 냄새가 달라지기 시작하면 여름을 기다리는 농부의 손길이 바빠지고
강과 계곡에선 여름에만 만날 수 있는 물고기를 잡기 위해 마음이 분주하다.
뜨거운 여름, 저 멀리서 바람이 불어오고
계곡 물소리 쉼없이 들려오는 `바람의 계곡`으로 떠나본다
1부. 집으로 가는 길
지리산이 품고 있는 아름다운 계곡이 많은 곳, 하동 부춘리.
깊어가는 여름, 마을을 병풍처럼 감싸고 흐르는 계곡에서
일 년에 한 번, 계곡물로 빨래를 하고 있는 이정임씨를 만났다.
부춘리 사람들에게 `부춘계곡`은 어떤 의미일까.
여든을 바라보는 정서옥씨는 계곡물소리 들려오는
징검다리를 지나 집으로 향한다.
붉고 탐스러운 앵두를 추억 삼아, 흐르는 물소리를 벗 삼아,
살고 있는 정서옥씨의 하루를 따라가본다.
부춘 계곡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계곡 상류,
고향으로 돌아온 송말이, 이강주씨 부부에게
부춘 계곡은 고된 농삿일에도 달콤한 휴식처다.
2부. 오지의 여름
30여년 전 대청댐이 생기면서 많은 사람들이 떠났지만
대청호를 바라보는 호숫가 산꼭대기 제일 윗집에
김이웅씨, 김희순씨 부부는 50년을 함께 살고 있다.
살살 부는 바람을 따라 한 척의 배가 호수를 누비고,
고양이와 소들은 한가로이 낮잠을 자는데
어디선가 떠들썩한 소리가 들린다.
흥부자 김이웅씨가 노래 부르고, 춤추는 소리다.
‘욕심을 부리면 항상 불행하다.’라고 말하는 김이웅씨.
과연 이 부부에게 행복이란 무엇일까?
3부. 비경을 찾아서
깊은 골짜기 따라 펼쳐지는 남원 보련산 자락
이른 새벽 끝이 보이지 않는 산길을 따라
숲속으로 향하는 오동섭씨와 마을 주민들을 만났다.
오직 지금 이 순간만 만날 수 있는 야생녹차~
이 마을에서 평생 찻잎을 따온 권부금 문조식씨
때죽나무 잎이 떨어지는 이맘때,
물소리 들려오는 계곡에서 부부의 금슬도 깊어지고 있다.
무더운 여름을 피해 오동섭씨와 문조식씨는 만학동계곡으로 향한다.
문조식씨의 죽순으로 만든 컵과 오동섭씨가 딴 찻잎.
거기에 계곡의 물소리까지 더해져 차의 맛은 더 깊어진다.
4부. 꿀벌을 따라
속리산 자락 보은군엔 땅굴 놀이터가 있다.
7년전 고향에 돌아와 산 속에 집을 짓고
양봉을 시작한 장학수씨
깊은 산골 물맑은 계곡을 따라
딸이 손자 손녀를 데리고 할아버지 곁으로 찾아왔다.
장학수씨가 만들어 놓은 숲속은 아이들의 자연 놀이터
손자들을 위해 바위틈에서 나오는 물로 만든 수영장.
텃밭의 딸기와 얼음 둥둥 국수 한 젓가락,
아이들의 물장구 장난까지 곁들어지면 부녀에게 이곳은 최고의 피서지가 된다.
아카시아 채밀이 끝나고 한 시름 놓았나 싶었은데,
때마침 `분봉`이 일어나고 말았다.
오랜 경험으로 분봉에 대처하는 장학수씨~
달콤한 꿀벌의 향기처럼 깊어가는 산속
장학수씨 가족의 즐거운 여름을 만나본다.
5부. 흐르는 물처럼
지리산이 품은 아름다운 계곡이 많은 남원시 덕동(德洞)마을.
그런데 마을 어디를 둘러봐도 사람이 보이지 않는데?
동네 사람들이 모두 모여 계곡 나들이에 한창이었던 것.
이 마을에서 30년째 살아온 정영태 오점수씨 부부는
계곡물을 따라 펼쳐지는 산밭으로 향했다.
허리 숙여 비비추와 곰취를 수확하다가도
자연에 누워 고개를 들면 그림 같은 하늘과 바람이 위로하는 곳.
뜯은 나물을 흘러가는 계곡 물에 씻고, 찬물에 몸을 기댄다.
여름이 찾아오면 섬진강에 나타나는 귀한 손님, 은어
평생 이 귀한 은어를 잡아온 ‘섬진강 물새’ 김동진씨가 있다.
아내보다 은어 잡는 짜릿한 손맛을 좋아하는 남편에게
박금자씨는 섭섭해 하면서도 즐거운 맛으로 산다고.
어김없이 찾아오는 여름 손님을 맞은 부부의 하루를 따라가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