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들리나요 여름 소리, 곽도 미역 따는 날, 깡통 소리 들리면 잔치 열리네, 묘향암 자연의 소리를 듣다, 세어도에 뱃고동이 울리면, 나의 살던 고향은, 들리나요 여름 소리 한국기행
애니 2018. 4. 3. 23:46한국기행 들리나요 여름 소리, 곽도 미역 따는 날, 깡통 소리 들리면 잔치 열리네, 묘향암 자연의 소리를 듣다, 세어도에 뱃고동이 울리면, 나의 살던 고향은, 들리나요 여름 소리 한국기행
한국기행 458편. <들리나요 여름 소리>
방송일시 : 2018년 8월 20일(월) ~ 8월 24일(금)
기 획 : 김현주
촬 영 : 박주용
구 성 : 문건혜
연 출 : 이희범
(㈜ 박앤박 미디어)
더위가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동안
가만히 귀 기울이면 들리는 소리가 있다.
수확의 기쁨을 준비하는 들판과 울창한 여름 숲속에선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을 법한
바람 소리 물소리 풀벌레 소리가 흐르고
여름 강과 바다에서만 나는 보물을 낚아 올릴 때도
경쾌한 소리가 함께 한다.
뜨거운 여름에만 들을 수 있는
기분 좋은 계절의 소리를 만나본다.
1부. 곽도 미역 따는 날
진도 팽목항에서 3시간 30여 분을 더 달려야 닿을 수 있는
이름조차 생소한 섬, 곽도.
조용하던 섬마을은 여름이 절정인 7월부터 활기를 띤다.
생업을 위해 외지에서 살던 주민들이 이맘때면 모두
미역을 따기 위해 돌아오는데..
이곳에서 생산되는 자연산 미역은
20장 기준으로 최소 60만 원에서 100만 원을 호가하는
고급 미역이다.
품질 좋은 미역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은
곽도의 거친 파도와 조류 덕분.
공동 채취. 공동 분배를 원칙으로
올해는 마을 주민 여덟 가구가 미역을 수확한다.
공평하게 나눈 미역을 가져와 각자 건조 작업에 들어가는데..
미역은 이 건조 과정에 따라 품질이나 가격이 만들어진다.
7, 8월 딱 두 달간만 볼 수 있는
곽도의 미역 따는 풍경과 사람 소리, 거친 파도 소리
그리고 그곳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만나본다.
2부. 깡통 소리 들리면 잔치 열리네
경상북도 청송군의 산골 마을 근곡리.
예로부터 이곳엔 여름을 알리는 특별한 소리가 있다.
음력으로 7월 중순 무렵
논매기가 끝나면 농민들의 축제인 ‘풋굿’이 벌어진다.
마을 잔치를 알리는 것은 바로 요란한 깡통 소리!
풋굿은 마을 단위로 날을 정해 하루를 먹고 노는 세시 풍속이다.
집마다 음식을 가져와 나눠 먹고
마을 남정네들은 모여 물고기를 잡는데
깡통을 매단 줄로 물고기를 몰아 고기 낚는 방법을
이곳에선 ‘푸질’이라 부르는데..
잔치의 서막을 알리는 술 익는 소리와
마을 사람들의 신명 나는 마음을 대신해주는
경쾌한 깡통 소리를 찾아 경북 청송으로 찾아가 본다.
3부. 묘향암, 자연의 소리를 듣다
전라북도 남원, 해발 1500m에 있는 암자, 묘향암.
지리산 반야봉에 있는 묘향암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암자다.
빼곡하고 좁은 숲길, 길조차 제대로 나 있지 않은
인적 드문 숲길을 따라가면
이곳에 홀로 묘향암을 지키는 호림스님이 있다.
산중 암자에서 홀로 수행 중이지만
지리산의 숲과 바람과 야생화가 말을 걸어주니
외롭지 않다고 한다.
암자는 스님에겐 수행하는 도량이기도 하지만
반야봉을 오르는 이들에겐 쉬어가는 곳이기도 하다.
고요한 산사에 울리는 목탁 소리, 종소리
그리고 처마에서 바람이 전하는 풍경소리가
일상에 지친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위로를 건넨다.
4부. 세어도에 뱃고동이 울리면
인천시 서구에 있는 작은 섬, 세어도.
육지에서 고작 5분 거리지만
사람의 발길을 쉬이 허락하지 않는 곳이다.
지리적으로 최전방에 속해 육군 부대에서 출입을 관리하는 이곳은
불과 10년 전까지도 전기도 수도도 들어오지 않을 만큼 오지의 섬.
제대로 된 가게 하나 없고
자동차조차 다니지 않는 문명을 비켜난 곳.
불편할 법도 한데 오히려 이런 점 때문에
세어도 토박이 양상철 씨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세어도와 바깥세상을 연결하는 것은 단 한 척의 행정선.
최근 섬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조용하던 섬에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주민들은 관광객들의 발소리가 반갑다고 한다.
평화로운 섬의 일상과
세어도를 찾는 이들의 발소리, 뱃고동 소리를 만나본다.
5부. 나의 살던 고향은
강원도 양양군 서면, 백두대간 자락에
황룡이 머무는 형상에서 유래했다는 황룡 마을.
지은 지 70년이 다 돼가는 시골집엔 안상현 할아버지 부부가 산다.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한 시골집 풍경은
어릴 적 방학이면 가던 시골 할아버지 할머니 댁 그 모습 그대로다.
해마다 여름이면 서울 사는 막내아들과 손주들을
기다리는 할아버지 부부.
여든이 넘은 나이지만 먼 길 오는 내 새끼 먹이려
손수 농사지은 옥수수를 무쇠솥에 삶는데..
무겁고 번거로운 무쇠솥을 고집하는 이유는
조금이라도 맛있게 먹이려는 부모의 마음.
해마다 여름 방학이면 할아버지 댁을 찾는 두 녀석은
올해 처음으로 아버지를 따라 얼음골을 찾아가
놀랍고 신기한 광경을 마주한다.
훗날 그리운 추억으로 남을 할아버지 댁에서의 모든 기억.
할머니의 무쇠솥 여닫는 소리와
얼음골 가는 길에 흐르던 바람 소리 물소리를 따라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