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속에서 평생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뼈, 뼈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살아 있는 동안 우리의 몸 안에서 우리를 떠받치는 약 206개의 뼈.
각각의 뼈들은 우리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지니고 있다.
뼈는 한 인간의 삶을 비롯해 역사를 스스로 새기고 기록한다.
수천 년 전의 사건부터 현재까지 이르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이야기를 ‘뼈’를 통해 듣는다.
EBS는 오는 5월 14일부터 법의인류학, 고인류학, 의학의 관점에서 ‘뼈의 의미’를 탐구하는 다큐멘터리, EBS 다큐프라임 ‘뼈 BONES’ 3부작을 방송한다.
제1부 뼈, 남겨진 모든 것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위치한 애리조나 사막의 보안관들은 멕시코 이민자들의 백골시신을 찾아 사막을 수색한다.
영국 스코틀랜드에서는 오직 머리뼈로 희생자의 생전 얼굴을 복원해 내 미제사건을 해결하고 진실을 파헤친다.
미국에는 곳곳에서 시체가 썩어가는 ‘시체농장’이 있다.
1500명의 뼈를 한 공간에 모아놓은 ‘뼈 컬렉션’도 존재한다.
각각의 현장에는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뼈 전문가’ 법의인류학자들이 있다.
죽은 사람의 뼈에서 인종, 나이, 성별, 키를 추정해 신원을 밝혀낸다.
범죄사건에 연루된 뼈의 경우 사망 원인, 병력을 알 수도 있다.
이런 개개인의 뼈들이 모이면 한 시대와 역사를 증언하기도 한다.
한국전쟁에서 희생된 군인과 민간인들, 일제 강제징용자들, 행방불명된 누군가의 뼈를 찾는 이유다.
뼈는 한 생명이자 삶의 단서다.
진실의 목격자다.
그리고 역사의 기록이다.
제2부 뼈, 아주 오래된 질문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초원 아래로 숨은 동굴을 따라 20m를 내려간 후 다시 폭 18cm의 구멍을 12m 정도 내려간 깊은 곳에서 고인류의 뼈가 발견됐다. 왜 이 깊은 곳에 뼈가 있을까. ‘호모 날레디’로 명명된 이 화석들은 단선 진화의 법칙을 무너뜨렸다. 한때 인간원숭이로 불리던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편견을 걷어낸 것은 머리뼈에 남은 상처였다. 그렇다면 네안데르탈인은 우리와 어떤 관계일까. 뼈에서 추출한 DNA로 우리의 몸 안에 네안데르탈인의 1~4%의 유전자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인류의 진화를 제대로 이해하기까지, 인간은 수많은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 노력해왔으며, 영원한 정답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중앙아시아의 초원에서 발견된 오래된 뼈, 한반도에서 발견되는 고인골 뼈도 우리에게 말해줄 수 있는 것이 많다. 답을 찾기 위해 질문을 해야 한다.
제3부 뼈는 살아있다
뼈는 첨단의학으로도 재현할 수 없다. 수술할 때 자르면 피가 나고, 세포가 소멸과 재생을 반복하는 살아있는 생체조직이기 때문이다. 뼈가 몸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 뼈를 보고 키를 예측할 수 이유, 뼈에 암세포와 골다공증이 생기는 이유다. 엄마의 자궁 안에서 태아는 800개의 부드러운 뼈로 이루어져 있다. 이 뼈들은 태어나고 성인으로 성장하는 동안 서로 붙으면서 206개로 줄어든다. 뼈는 사용할수록 강해진다. 종합격투기 선수는 허벅지뼈를 이용한 기술로 시속 56킬로미터로 달리는 자동차만큼 충격을 줄 수 있다. 우리가 살아 숨 쉬는 모든 순간, 뼈가 작용한다. 뼈는 살아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삶을 그 안에 새기고 있다.